내년 3월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 방식이 조합원의 알 권리와 새로운 후보자들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제2회 동시조합장 선거에서는 전국 1344개 조합 중 현직 조합장 당선률이 72%에 달했다. 이는 제1회 선거에 비교해 8%포인트 높아진 수준인데 이는 후보자를 비교, 검증할 토론회와 합동연설 등 선거 운동 방식이 금지된 깜깜이 선거로 인해 새 인물을 배출하기 힘든 구조였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2015년과 2019년 열린 전국 조합장 선거에서 위법 선거 활동으로 조치된 건수는 각각 406건, 587건에 달했다. 이중 형사고발 건수는 100건, 수사 의뢰는 9건이다.

이처럼 조합장 선거에서 불법행위가 성행하는 이유는 ‘깜깜이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와 다른 선거에 비해 선거운동방식을 크게 제한하고 있는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합장 선거가 치열한 것은 조합장에 당선되면 지역사회의 정치·경제 권력을 조합장이 한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장은 수억 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지역 내에서도 정치인과 같은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게다가 일반 유권자가 아닌 조합원만이 선거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현역 조합장의 경우 조합원들과 수시로 만날 수 있지만 다른 후보자들은 조합원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아울러 현재 조합장 선거는 후보자만 선거운동이 가능하고, 예비후보자 제도가 없어 예비후보자들의 연설이나 토론회가 불가능하다. 13일간의 선거운동기간 중 선거공보. 벽보, 어깨띠 등 소품과 명암을 활용한 선거운동방법만이 허용, 과도한 제한이 불법선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 또한 충분한 타당성을 갖게 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조합원 김모씨는 “입은 풀고 돈은 막는 선거의 원칙이 조합장 선거에도 적용돼야 하는데 현행 조합장 선거 방식은 불·탈법을 조장, 방조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과도하게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규정은 완화하고 조합원의 알 권리를 위해 관련 법률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자신을 알릴 기회가 없는 신인들에게는 조합장 선거는 기울어진 운동장인 셈이고 사실상 출발부터 공평한 경쟁이 사라진 것이다”고 지적했다.